<12.3 내란 주요 가담자. 사진 갈무리=연합뉴스>

<왼쪽부터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윤 대통령과 공모한 '내란 주요임무 종사자'들이 경찰과 검찰에 의해 속속 구속되고 있다. 

지난 13일 밤 늦게 비상계엄에 동조한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아 온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조·김 청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로써 조 청장과 김 청장은 역대 경찰청장·서울경찰청장 중 자신이 총수로 있는 경찰에 구속되는 첫 사례로 기록됐다. 또 조 청장은 국회에서 탄핵안이 발의돼 직무가 정지되면서 경찰 역사상 처음으로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경찰청장이라는 불명예도 안게 됐다. 조 청장은 현재 혈액암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김 청장은 지난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된 이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경찰 병력을 보내 계엄 해제 표결을 위해 국회로 들어가려던 국회의원들을 막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도 병력을 보내 내란의 주요 임무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둘은 계엄령 선포 약 3시간 전인 오후 7시께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 안전 가옥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계엄군이 장악해야 할 국회·MBC·중앙선관위 등 주요기관과 체포 대상 14명이 적힌 A4 용지 한 장 분량의 문서를 받았다. 당시 이 자리에는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구속)도 함께 있었다.

앞서 조 청장과 김 청장은 각각 지난 10일 오후 4시와 오후 5시 30분에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과 경찰청 본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후 경찰 특수단은 지난 11일 새벽 3시 증거인멸 우려 등을 이유로 둘을 긴급체포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경찰 내부에선 서열 1, 2위 수뇌부의 구속과 탄핵으로 큰 파장을 일고 있다.일부 경찰관들은 이번 사건을 통해 경찰 조직이 정치적 도구로 전락하는 것을 우려하면서 조직의 자정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은 14일 경찰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청장이 내란 행위에 연루돼 구속된 지난 13일은 경찰 조직 전체를 정권의 도구로 전락시키고, 국민의 신뢰를 뿌리째 흔든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반면, 경찰 일각에선 두 청장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대통령의 지시를 따랐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며, 지나친 비판은 조직의 사기를 저하시킬 수 있다고 맞서는 형국이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육군 중장). 사진=연합뉴스>

이와 함께 전날(13일) 검찰 특수본에 의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14일 오후로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포기했다. 

그는 이날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저의 판단, 행위와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그에 대한 법적 책임을 온전히 지겠다"라며 "구속영장 실질심사 절차에서 저의 구속 필요성을 두고 심문에 응하는 것은 국민과 저희 부하 직원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해 이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검찰 특수본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을 '내란·직권남용' 혐의로 체포영장에 의해 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2일 수도방위사령부와 이 전 사령관 자택과 집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이 전 사령관이 정당한 사유없이 조사에 응하지 않자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고 군사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육군 중장). 사진=연합뉴스>

이 전 사령관은 지난 3일 계엄 직후 국회에 특수임무대대를 투입하고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에게도 수차례 연락해 군이 국회에 진입하도록 문을 개방토록 요청하고, 방첩사령부가 국회의원 등 주요 정치인들을 체포해 수방사 B1 벙커에 수감하려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여·이 사령관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과 함께 올해 초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 대통령경호처장 시절 한남동 공관 모임에 참석한 '3인방' 멤버로 주목을 받았다.

둘은 현직 군인 신분으로 14일 열릴 영장실질심사는 중앙지역 군사법원에서 받는다. 이들은 사태의 엄중성과 죄질, 전례에 비추어 구속영장 발부가 기정사실화 된다.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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