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거제경찰서 형사팀이 임 전 차장과 내연녀 김 모씨의 부산 해운대 한 아파트에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약 10억 원 상당의 현금과 자기앞수표 및 고가의 귀금속, 시계 등 압수물품>

2016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옛 대우조선해양 임모 전 차장의 200억원대 횡령사건의 자금 일부를 뒤로 빼돌린 당시 내연녀 친오빠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방법원 형사5부(재판장 장기석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김모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김씨는 부동산임대업 등을 하는 A사 회계담당자였다. 그는 2017년 6월부터 7월 사이에 회사관계자로부터 자기앞수표를 받는 방법으로 회삿돈 8억8000만원을 착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사는 옛 대우조선해양에서 200억 원을 횡령해 흥청망청 쓴 임모(당시 46세) 전 차장과 내연녀 김모(당시 36세) 씨가 2015년 3월 범죄수익을 숨기려고 만든 법인이다.

김씨는 2016년 5월께 검찰 수사를 전후로 A사가 범죄수익으로 부동산을 구입한 점 등을 잘 알고 있었다. 김씨가 받은 자기앞수표는 그 부동산을 판 돈이었다. 당초부터 범죄로 인해 부정하게 마련된 재산 일부를 그 내용을 잘 아는 김씨가 다시 뒤로 빼돌린 것이다

재판부는 이날 "비록 피고인이 자기 여동생과 연인관계이던 임씨 일을 돕다가 이와 같은 범행에 연루됐다고 하더라도, 상당한 피해를 본 대우조선해양의 피해 복구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행위"라며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범행을 반성하지 않고 수사 단계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실형을 선고한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임 모 전 차장은 옛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시추선사업부에서 비품구매 업무와 선주사 직원 숙소 임대차 업무 등을 맡고 있었다.

당시 회사 감사위원회는 임 전 차장의 비위를 자체 포착해 2016년 3월 창원지검 통영지청에 고소하면서 사건의 진상이 드러났다. 

검찰은 당시 이 사건을 거제경찰서 경제범죄수사팀에 수사지휘 했다. 경찰은 임씨가 출석 요구에 계속 불응하고 잠적하자, 2016년 5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경찰은 2016년 6월8일 부산 해운대 모 처에 형사대 20여명을 급파해 임씨가 소유하고 있는 건물 등지에 잠복하던 중, 동거녀 김씨와 함께 은신처를 나오던 임씨를 검거해 그해 6월10일 구속했다.

경찰수사 결과 임씨는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대우조선해양에 문구류와 사무용품을 납품하는 문구전문업체 등과 짜고 납품비용을 실제 가격보다 30~50%씩 부풀려 청구토록 한 뒤 2700여회에 걸쳐 허위 거래명세표를 작성해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약 170억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친·인척 명의를 도용 해 시추선 건조기술자 숙소 임대차 계약을 하는 과정에서도 허위 계약 하는 수법으로 2008년 5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245회에 걸쳐 9억4천만원을 빼돌린 혐의도 추가됐다.

임 씨는 빼돌린 돈으로 부산 해운대 최고급 아파트와 50억 짜리 빌딩, 명지동의 100억대 상가건물 등을 차명으로 매입하고, 수십억원은 차명계좌 6곳을 개설해 증권에 투자했다.

<200억 원대 회삿돈을 빼돌려 흥청망청 쓴 임 모 전 차장과 그의 내연녀가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사진 캡처>

또 내연녀 김씨와 함께 온갖 귀금속 등 사치품을 치장하고 고급외제차를 굴리는 등 호화생활 하면서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를 자랑하듯 올려 충격을 줬다.

이후 검찰 수사과정에서 이들이 빼돌린 횡령액이 당초 180억 원에서 210억 원대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둘은 구속 기소돼 임씨는 2017년 항소심에서 징역 13년, 내연녀 김씨는 징역 2년6개월의 형이 각각 확정됐다.

<구속된 당시 임 모 전 차장과 내연녀 김 모씨가 구속된 후 거제경찰서 수사과 경제범죄수사팀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모습>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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