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전투토끼' 갈무리>

밀양 성폭행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한 혐의로 구속된 유튜버 '전투토끼'의 30대 공무원 아내가 13일 추가 구속됐다.

경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대장 최치훈 경정)는 유튜버 '전투토끼'를 도와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 등의 개인정보를 불법 조회해 제공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A(여·30대) 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충북의 한 지자체(군청) 소속 공무원인 A 씨는 남편과 공모해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와 그 가족 등 60여 명의 주민번호 및 주소 등 개인정보를 무단 열람한 뒤 사진을 찍어 일부가 유튜브로 유출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와 남편인 유튜브 '전투토끼' 운영자 B 씨는 올해 초 결혼한 신혼부부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자체 공무원인 A 씨가 남편의 요청에 응해 신상정보를 고의로 유출한 것으로 보고 해당 군청 사무실을 압수수색 하는 등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이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개인정보 유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8일 경찰은 20년 전인 2004년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을 무단 공개하고 사과 영상을 강요한 혐의 등으로 유튜브 채널 '전투토끼' 운영자 30대 B 씨를 '정보통신망이용촉진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구속했다. 

B 씨는 지난 6월부터 지난달까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전투토끼'에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 신상을 무단으로 공개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일부 피해자에게는 사과 영상을 보내지 않으면 해당 피해자들 가족 신상을 공개할 것이라고 협박, 강요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6월5일 이후 B 씨에 대한 고소·진정 등 총 18건을 접수해 수사를 벌여 B 씨를 특정하고 긴급체포·구속했다. 경찰은 신상공개 등으로 B 씨가 받은 후원금 등 범죄수익 환수를 위한 추징 보전 절차도 진행중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일 기준 경남경찰청에 접수된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 신상 공개와 관련된 고소·고발·진정 사건은 총 618건이다.

이 중 수사 대상자는 314명이다. 경찰은 현재 14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고, 나머지 수사 대상자들에 대한 관련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신상이 무단 공개된 피해자 중엔 거제지역 거주자도 있었으나, 실제 해당 사건과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져 파장이 일기도 했다. 이 피해자도 현재 경찰에 개인정보 유출자를 처벌해 달라고 수사를 요청한 상태다. 

한편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피해자 최 모(당시 13세·1990년생)양을 포함한 5명의 소녀를 밀양지역 고교생 44명이 무려 1년 동안 축사, 비닐하우스 등지에서 성폭행을 가했던 사건이다. 

당초 이 사건을 수사했던 울산남부경찰서는 44명의 피의자 중 13명만 구속하고, 나머지는 훈방 조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도 성폭행에 직접 가담했던 10명만 기소했고, 나머지는 소년원으로 송치하거나 풀어줬다. 

하지만 기소된 10명 역시 보호관찰 처분 등을 받는 데 그쳐 사실상 44명 중 단 한 명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다.

이 사건은 올들어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가해자들(현재 나이 35~38세)의 신상과 근황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20년 만에 사건이 재조명되고 국민적 공분이 일었다. 

하지만 B 씨 등 일부 유튜버와 블로거들은 정의 구현을 이유로 가해자의 신상을 무단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사건과 관련 없는 사람의 신상이 공개돼 피해를 당하는 등 '사적 제재' 논란이 일었다.

이후 신상공개와 관련해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피해자들이 경찰에 고소·고발·진정이 이어지고, 이를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도맡아 수사중에 있다.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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